언어의 온도를 읽고 이기주 작가를 좋아 하기 시작했다. 그런 이기주 작가의 산문집.
굉장히 단순하면서도 나에게 참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책이다.
이런 저런 갈등과 고뇌의 시간에서 어쩌면 나에게 보이지 않는 해답을 알려 주었던 책인것 같기도 하다.
특히나 요즘 고민이 많았던 나에게 의미 있는 구절이 책 여기저기에 산개되어 있어 그중에서 몇개를 추려 메모해 보았다.
굉장히 많은 구절이 나에게 많음 감명을 주었지만 하나 하나 다 옮기다 보면 책 전체를 필사 할것 같은 느낌을 지울수가 없어
추리고 추렸지만 그래도 조금은 많은게 아닌가 싶다.
머리가 아프거나 가슴이 답답할때 다시한번 이 게시물을 찾지 않을까 싶다.
지가 좋아하지 않은 인간하고도 잘 지내는 게 어른이지 - P.45
나이가 든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시간의 풍화를 견디는 일이다. 스스로 터득한 방식으로 시간의 흐름을 견디는 일이다. -P.71
선택은 삶의 여백에 한 번 찍고 마는 점이 아니라 일정한 방향으로 힘을 주어 긋는 선에 가깝다. -P.75
아무리 아름답고 화사해도 남의 마당에 피어난 꽃은 내 꽃이 될 수 없다. 내 꽃은, 내 안에서 밖으로 돋아난다. -P.80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은 정말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아니라 이유가 필요하다는 말인지도 모른다. -P.92
우리는 시간을 공유하는 사람하고만 의미 있는 관게를 맺을 수 있다. 특히 사랑은, 내 시간을 상대방에게 기꺼이 건네주는 일이다. -P.100
그리움은 무엇인가?
그리움은 손이 닿지 않는 것이 보고 싶어 한없이 애타는 마음이다. -P.121
취향은 저마다 다르다. 더욱이 그것은 단기간에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세월이 녹아서 사람의 마음과 몸에 스미는 것이다. -P.128
세상에는 자기 그릇만큼만 겨우 담아낼 수 있는 것이 있다. -P.137
앞에서 오는 돌을 맞으면 "운명"이고, 뒤에서 오는 돌을 맞으면 "숙명"이라는 말이 있다.
산다는 것은 그렇게 예측이 불가능한 것이다. -P.146
영어 단어 'silent(침묵을 지키는)'는 'listen(귀기울이다)'과 배열이 다를 뿐 철자가 동일하다.
타인의 말을 잘 듣기 위해선 입을 닫고 침묵할 줄 알아야 한다. 잘 말하기 위해선 상대의 가슴에서 드밀고 올라오는 것들을
경청할 줄 알아야 한다. 침묵 속에 얼마나 많은 망설임이 들끓고 있는지, 미소 뒤에 얼마나 슬픈 비명이 감춰져 있는지 헤아려야 한다. -P.156
세상의 모든 관계는 인연의 결과인지 모른다. 살아가면서 우린 수많은 인연을 맺고 또 반대로 풀어야 한다.
다만 어떤 인연은 쉽게 종결되지 아니한다.
마지막 순간, 쉽게 뒤돌아서지 못하고 서로의 얼굴을 마주한 채 뒷걸음질해야 겨우 멀어질 수 있는 인연이 엄연히 존재한다.
불교에서는 사람의 인연을 겁이라는 단위로 설명한다.
1겁은 처년에 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방울이 커다란 바위에 구멍을 내는 데 걸리는 장구한 시간이다.
겁의 인연설에 따르면, 현세에서 모르는 사람끼리 옷깃 한 번 스치려면 전생에서 수백 겁이 쌓여야 한다.
그리고 하루 동안 길을 동행하려면 2천 겁, 한 민족으로 태어나려면 4천 겁, 한마을에 태어나려면 5천 겁,
부부의 연을 맺으려면 7천 겁이 전생에 누적되어야만 한다.- P.181
강이나 바다를 남보다 오래 바라보는 사람은 떠나보내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이래 - P.184
소중한 사람이나 존재는 우리 곁을 떠날 때 그냥 사라지지 않는다.
소중한 무언가를 내게 남겨둔 채 떠나거나 내게서 소중한 무언가를 떼어내 가져간다. -P.186
새로운 것은 그립지가 않다.
그리운 것은 대개 낡은 것들이다.
혹은 이미 오래전에 내 곁을 떠난 것들이거나. -P.202
회자정리라고 한다. 만나면 언젠가 이별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를 조금 슬프게 해석하면 이런 말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인간은 끝내 헤어질 것을 알면서 누군가와 만남을 시작하는 존재다. 사람은 만남과 이별을 벗어날 수 없다.
사람은 만남과 이별을 통해서 살아간다.'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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